당연하지만 소중한 일상들의 기록...★

[고전소설]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-마르셀 프루스트 본문

Books Diary

[고전소설]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-마르셀 프루스트

하람옥 2015. 1. 17. 00:58

2015년을 시작하며 꼭 읽어야지 다짐했던 책!

바로 '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' 이다.

민음사에서 4권까지 이쁘게 만들어 세트로 파는 걸 산건 11월이었나...?!ㅋㅋㅋ

그런데 총 7권이 된다는 사실과

먼저 읽었던 사람들이 어렵다 어렵다 하는 말 때문에

벼르고 벼르다 결국 해를 넘겨버렸다.

 

그.런.데.

읽어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었다!

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누가 누군지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지

소설 속 표현이 정말 아름답고 풍성해서

계속 읽고 싶은 책?!!!

4일 정도 나눠서 다 읽었다.

 

일단 사진 한 컷! ㅋㅋㅋ

남자친구를 기다리며

스타벅스에서 선물받은 기프티콘으로 산 부드러운 아메리카노와 함께

책 읽었을 때! ㅋㅋㅋ 

 

 

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-스완네 집 쪽으로1

 

이 책은 다른 건 둘째치고

어떤 상황에 대한 묘사가 참 멋들어졌다!

책 읽다가 머릿속에 그림이 저절로 그려졌고

어떤 부분에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책에 연필로 사브작 사브작 그림도 그렸다 ㅋㅋ

 

1. 표현이 정말 아름다워 마음에 쏙 들었던 구절 을 소개 하자면...

 

* 나는 어린 시절 뺨처럼 팽팽하고 싱그러운 베개에다 뺨을 갖다 대었다. (p17)

* 잠든 사람은 자기 주위에 시간의 실타래를, 세월과 우주의 질서를 둥글게 감고 있다.(p18)

* 내 정신은 잠이 든 장소에 대한 모든 감각을 상실했다.(p19)

* 여름의 방들, 그곳은 우리가 더운 밤과  하나가 되기를 좋아하며, 반쯤 열린 덧문에 걸린 달빛이 그 마법의 사다리를 침대 발밑까지 내던지고, 햇빛의 꼭대기에 걸터앉아 미풍에 산들거리는 박새처럼 거의 밖에서 잠을 자는 방이다.(p23)

* 브라방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금갈색 울림..(p27)

* ...눈으로 키스하셨다.(p31)

* ...그런 저녁에는 그 키스를 식당에서 받고 내 방으로 운반해 와서는 옷을 벗는 동안 줄곧 그 감미로움이 부서지지 않도록, 그 휘발성 짙은 효능이 퍼지면서 증발하지 않도록 더욱 더 조심스럽게 엄마의 키스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었건만..(p50)

* 내게 새로운 책이란 그 책과 유사한 많은 것들 중 하나가 아니라,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유일한 사람 같았다.(p81)

*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 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,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.(p86)

* ... 이 모든 것이 형태와 견고함을 갖추며 내 찻잔 속에서 솟아 나왔다.(p91)-아래 그림 그린 것! ㅋㅋ

 

 

* 방의 공기는 고요함의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늘 포화 상태 를 이루고 있어, 아주 영양분이 많고 맛있어 보였다.(p95)

* ... 내게 이 꽃잎들이 약봉지를 장식하기에 앞서 봄날 저녁을 향기롭게 해 주었음을 말해 줬다.(p98)

* 시간이 묘석을 부드럽게 하면서 네모꼴 가장자리 바깥으로 꿀이 흐르듯 흘러나가게 만들어, 어떤 곳은 금빛 물결이 넘쳐흘러 꽃 모양 고딕체 대문자를 떠내려 보내며...(p111)

* .. 그 뒤로 이 모든 화려함보다 더 사랑스러운 태양의 순간적인 미소가 느껴졌다.(p113)

* 성당은 말하자면 4차원 공간을 차지하는 건물로-4차원이란 바로 시간의 차원이다.-수세기에 걸쳐 이 기둥에서 저 기둥으로, 이 제단에서 저 제단으로, 단지 몇 미터의 거리뿐만 아니라, 계속되는 시대들을 통해 마침내 승리자가 된 내부를 펼쳐 보였다.(p115)

* 생틸래르 종탑의 뾰족한 끝이 ... 손톱으로 하늘에 줄을 그어 놓은 것 같았다.(p118)

* "...만일 종탑이 피아노를 친다면 결코 메마른 소리는 내지 않을 거다."(p119)

* 이 실내악은 우연히 날씨 좋은 계절에 들으면 나중에 그 계절을 기억하게 되는 인간의 음악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빛의 감각을 환기한다. ... 이 음악 은, 그런 나날의 본질을 함유하면서 우리 기억 속에 그 이미지를 일깨우는 동시에, 그런 나날이 돌아왔다는 것을, 실제로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을, 그래서 즉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음을 확인해 준다.(p151)

* 그가 쓴 산문을 대할 때면, 그가 쓴 것보다 더 '부드럽게(dolce)', 더 '천천히(lento)' 마음속으로 노래하면서 읽었다. 그러자 가장 간단한 문장조차도 감동적인 어조로 말을 걸어오는 것이 느껴졌다.(p174)

* 그 순간부터는 한 발짝도 걷지 않아도 되었다....땅이 대신 걸어주었기 때문이다. '습관'이 날 품에 안고는 아기처럼 침대까지 옮겨다 주었다.(p205)

* 아스파라거스는 짙은 군청색과 분홍빛이 감돌아, 꼬지 부분이 벼이삭처럼 보랏빛과 하늘빛으로 어우러져 아래로 내려갈수록 땅 색이 아닌 무지갯빛으로 아롱거리며 그 빛깔이 조금씩 연해져 간다.(p215)

* 생테스프리 거리에 도착할 때면 반사되는 한 줄기 석양빛이 우리 집 유리 창문에 어려 있었고, 칼베르 숲 뒤쪽을 둘러싼 진홍빛 띠는 멀리 늪까지 비쳤으며, 자주 차가운 추위를 동반하던 그 붉은 빛은 내 머릿속에서 닭을 굽던 불의 붉은색과 연결되어, 산책이 가져다 주는 시적인 기쁨에 미각의 기쁨과 따뜻한 휴식의 기쁨을 뒤따르게 했다.(p236)

* ..우리는 낯선 손님들을 맞이하러 나온 라일락 향기와 만났다.(p239)

* ... 꽃들은 이미 햇빛을 듬뿍 받아 그늘에 들어가 있어도 빛으로 반짝 거렸다.(p239)

* 나는 꽃들의 나긋나긋한 허리를 껴안고 향기로운 별 모양 곱슬머리를 끌어당기고 싶었지만...(p240)

* 산사꽃 향기는 ... 촉촉하게 내 주위를 감돌았고, 장식된 꽃들 역시... 불꽃 양식 잎맥 무늬 수술 다발을 들고 있었다.(p244)

* 이렇게 해서 질베르트의 이름이 내 곁을 지나갔다. 그 이름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불확실한 이미지에 불과했던 것에 사람의 모습을 부여하여 어느 날인가 그 사람을 되찾게 해 줄 부적처럼 주어졌다. ... 그 이름은 초록색 분무기가 내뿜는 물방울처럼 날카롭고도 신선하게 내 곁을 지나갔으며... 소녀의 신비로운 삶으로 적시고 무지갯빛으로 빛나게 하면서(p250)

* ...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는 그 바람에 입맞춤을 하였다.(p256)

* ...제비꽃은 조그만 나팔꽃 모양 꽃잎 속에 간직한 향기 방울의 무게 덕분에 이미 줄기를 구부리고 있었다.(p289)

* 나는 금빛 미나리아제비꽃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혀로 음미하지 못하고 꽃의 금빛 표면에만 모아 두었으므로..(p291)

* 우리가 앉아 있는 풀밭까지 약하기는 하지만 조밀한 금속성 생틸레르 종소리가 수평으로 들려왔다. 종소리는 공기 속을 그토록 오래 지나왔는데도 공기에 섞이지 않고, 그 모든 연속적인 울림으로 골이 진 채, 우리 발아래 꽃들을 스칠 듯 지나가며 파르르 떨었다. (p295)

* ...미지의 것을 이미지라는 옷으로 감싸 집에 가져 오면..(p309)

* 그리고 지금도 여행을 할 때 들판에서 우연히 수레국화나 산사나무, 사과나무를 보면, 그것들은 내 과거 지평과 같은 깊이에 놓여 있어 즉각적으로 내 마음과 교감한다.(p316)

 

 

2.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던 구절을 소개하자면..

 

 

* 고모할머니는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자기보다 우월하다고 생각되면, 그것이 장점이 아닌 단점이라고 확신하고는 부러워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고 도리어 동정했다.(p49)

* "제가 신문을 비난하는 것은 매일같이 별 의미없는 일에 우리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는 점입니다. 반면 우리 삶을 통틀어 단지 서너 권의 책만이 진짜 본질적인 것들에 대해 말하는 법이죠.."(p55)

* 할머니는 좋지 않은 책을 읽는 것은 사탕이나 과자처럼 건강에 해롭지만, 천재의 위대한 숨결이 담긴 책은 어린아이의 정신에 대기나 바닷바람이 몸에 끼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하지도 않고 아이의 정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.(p77)

* 열 번도 더 다시 시작해 보고, 그쪽으로 몸을 기울여야 한다. 그러나... 비겁함이.... 오늘의 권태나 내일의 욕망만을 생각하라고 권고 한다.(p89)

* "...어린 친구, 언제나 그대 인생 이에 한 조각 하늘을 간직하게나."(p126)

* "목숨을 아끼지 않는다고요?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럼 뭘 아껴야 하죠?..."(p160)

* ..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만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.(p217)

* 사실이란 우리 믿음이 존재하는 세계로는 들어오지 못하며, 사실은 믿음을 낳게 한 적이 없지만 파괴하지도 않는다.(p261)

* 나는 똑같은 감동이 미리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(p272)

* 이 삶은 우리 안에서 서서히 진행되어, 우리를 위해 의미와 양상을 변화시켜주고,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는 진리 발견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고, 또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채로 준비해 온 것이기도 하다. 이러한 진리는 우리 눈에 보이게 된 날에야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.(p315)

 

3. 그 외에..

 

* 중간 중간 어린이가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는 묘사가 나와있는 부분이 있다. 그 부분을 읽을 때면 그 아이의 생각이 어찌나 귀엽던지 볼을 꼬집고 싶을 정도였다.

* 독서를 할 때의 기쁨,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었다.(p154,155)

* 어떤 인물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리 상태, 생각들을 파악해 내고 있는 부분도 종종 있었다. 상담가 아닌가 할 정도로..!

* 철학적이고 무한한 의미를 지닌 주제를 찾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다른 문학적 재능을 조금씩 깨쳐가는 모습도 나왔었다. (p299,307)

 

 

아직 1권이라 전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

1권은 화자가 잠을 못 청하고 누워서 떠올린 옛날 생각들인 것 같다.

사실 계속 진행되는 건줄 알았는데 1권 마지막 쪽에서

지금까지의 것들이 '회상' 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

얼떨떨했다 ㅋㅋㅋ

일단 쭉~ 다 읽어보고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를 파악해서 올려야겠다^^

 

어렵건 쉽건 간에

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추천해 주고 싶은 작품이다.

특히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읽으면 황홀하다는 느낌까지 든다!

 

세밀한 묘사도 그렇거니와

화자의 생각 자체도 배울점이 있었다.

(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의 근원을 끝까지 사색해보는 태도-매일하면 피곤하지만 한번씩은 해 봐야하는 일인 것 같다.^^)

또한 소설 속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은 각기 현대 사회에도 있음직한 성격을 대표하고 있는 것 같았다.

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.

 

이 책은 위처럼 줄 그은 걸 정리해 놓은 걸 보는 것 보다는

사실 책 자체를 통째로 보는 것이 훠얼~씬 낫다.

그래도 나중에 책을 안 들고 있을 경우를 생각해 이렇게 올려 놓았다.^^

 

내일부터 2권 읽어야징~^^

지금 이 흐름 끊기지 말고 쭉~ 읽어야 겠다.

 

 

참!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판사에 언제 발간 되냐고 여쭤 봤는데

이렇게 답이 왔다! *-*!!

 

 

빨리 나왔으면 좋겠다. 그 전에 일단 나온 4권 읽고 있어야징 ㅋㅋㅋ

Comments